V자 비행 큰고니 떼

V자 비행 큰고니 떼 “에너지 효율+의사소통+안전 때문이죠” ***천연기념물 제201-2호 큰고니 떼가 9일 경남 창원시 주남저수지에서 월동기를 끝내고 고향인 시베리아로 돌아가고 있다. 사진 제공 한국조류보호협회

《“시베리아로 떠납니다.”
작년 10월부터 경남 창원시 주남저수지를 찾아왔던 겨울 철새들이 최근 월동기를 끝내고 시베리아로 돌아가고 있다.
그동안 주남저수지에서 천연기념물인 재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를 비롯해 가창오리와 큰기러기 등 겨울 철새 10만여 마리가 겨울을 보냈다.
한국조류보호협회는 “이달 중순이면 겨울 철새 대부분이 시베리아로 돌아갈 것으로 보이며 이들의 빈자리를 여름 철새인 중대백로 황로 깝작도요 쇠물닭 청다리도요 등이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겨울철새 vs 여름철새

철새는 번식지와 월동지(겨울나는 곳)를 오가는 새다. 가을에 북쪽 시베리아 등지에서 번식하고 남쪽인 우리나라로 이동해 겨울을 나는 새를 ‘겨울철새’라 하고, 이른 봄 북쪽인 우리나라에 날아와 번식을 한 후 가을에 따뜻한 동남아시아로 날아가는 새를 ‘여름철새’라고 한다.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이름이 정해진 것. 제비는 여름철새고 기러기는 겨울철새라고 생각하면 쉽다.

○철새도 시차를 겪나

철새는 온도의 변화에 따라 남북으로 이동하고 날짜변경선을 넘어 동서로는 이동하지 않기 때문에 시차를 겪지 않는다. 사람이 비행기를 타고 단시간에 장거리를 이동하면 시차가 느끼는데 철새는 일정한 속도로 오랜 기간 비행하면서 휴식이나 먹이활동을 하기 때문에 시차를 느끼지 않는다.

○V자로 날아가는 이유

새들은 V자 형태로 무리지어 ‘편대비행’한다. 기러기 고니 두루미 백로가 V자 형태로 이동하는데 이는 매나 독수리 등 천적의 공격을 피해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이다.
프랑스국립과학연구소는 날갯짓 횟수와 심장박동수를 조사한 결과 홀로 날아가는 새들보다 편대비행하는 새들이 에너지를 11∼14% 덜 소비한다고 밝혔다. 앞에 날아가는 새가 만든 상승기류를 뒤에 따르는 새들이 이용하기 때문이다. 또 무리 간 의사소통이 원활하다는 분석도 있다. 대체로 우두머리가 대열의 맨 앞에서 무리를 이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철새도래지

충남 서산 천수만, 전북 군산 금강호와 낙동강 하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겨울철새 서식지다. 이곳들의 공통점은 강의 하류로 기름진 삼각주가 형성돼 새들의 먹이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어린이동아 2009.3.11 수요일

<허운주 기자> apple297@donga.com